Passacaglia and Fugue in C minor, BWV 582
바흐 / 파사칼리아와 푸가 C단조, BWV 582
The Bach Church, Dornheim
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Passacaglia and Fugue in C minor, BWV 582
바흐 / 파사칼리아와 푸가 C단조, BWV 582
Passacaglia and Fugue, BWV 582
북스테후데를 비롯하여 바흐의 선배격이라 할 수 있는 오르간 악파의 작곡가들은
많은 파사칼리아를 작곡하고 연주하였으나,
바흐는 '파사칼리아' 형식으로 단 하나의 작품만을 남겼다.
단 한 곡이지만 선배들의 파사칼리아를 훨씬 앞지르는 것으로
웅대한 스케일과 구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파사칼리아'나 '샤콘느'를 이야기 할때
가장 높은 위치에 오르는 작품이 역시 바흐의 '샤콘느'와 이 곡이다.
1716∼1717년 무렵인 바이마르 후기의 작품으로 보고 있으며,
원래 페달을 가진 쳄발로를 위한 곡이었는데
뒤에 바흐 자신에 의해 오르간용으로 편곡되었다고 한다.
파사칼리아 주제의 전반부는
루이 14세 시대에 파리에서 활동하였던 프랑스의 작곡가 겸 오르가니스트,
레종(Andre' Raison)의 (1688)의 주제에서 취했다.
곡 첫머리에 오르간의 페달을 사용하여 고집저음의 음형을 먼저 들려주며,
8마디의 고집저음이 20번 반복되는 동안
윗 성부의 음악은 점차적으로 복잡성을 더해 간다.
변주는 5개씩 네 부분, 또는 세 부분으로 구분될 수 있다.
제1부분 주제, 제1∼제12변주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긴장과 흥분으로 인해 하나로 묶일 수 있다.
제6변주에 이르기까지 리듬의 점강법이 사용되면서,
리듬은 16분음표로 최종 분할되며 지속적인 흐름을 확립한다.
제1과 제2변주는 선율이 점8분음표를 연주하는 동일 리듬의 연속이기는 하나
둘의 화성 관계는 전혀 달라, 선율적으로 제2변주는 제1의 계속으로 점차로 하행하고 있다.
제3변주에서는 한결같이 8분음표의 리듬이 사용되었고
제4변주에서는 이미 2개의 16분음표가 1개의 8분음표와 번갈아 나오고 있다.
이와 똑같은 리듬은 제5변주까지 계속되고 있으나,
여기에서는 페달도 16분음표로 움직이고 있고 또한 어느 것이나
지금까지와 같이 독립적이 아니라 현저하게 고조되는 흐름 안에서 비약하고 있다.
제6변주에서는 새로운 율동적인 고조를 나타내어 16분음표의 움직임만으로 일관하는데,
이 변주에서는 한 성부만으로 이 새로운 리듬을 연주하며 이어 제7변주에서는 두 성부로,
제8변주에서는 세 성부로 모두가 끊이지 않고 16분음표의 음형으로 연주된다.
다음의 세 변주에서도 계속 복잡성을 더해가는데,
제9변주는 3도로 비약하는 새로운 정력적인 동기를 제시하여 화려하게 움직이면서,
이에 페달이 가세한다. 제10변주에서는 화음 위에 16분음표의 패시지가 연주되어
리듬의 정점을 이루는 동시에 강한 음정이 사용되어 최고조를 이룬다.
계속고조되던 같은 리듬의 반복이, 전곡의 반이 되는 제11변주에 이르러 성격을 바꾸고
고집저음이 가장 높은 성부에서 울린다. 이에 지금까지 계속되던 16분음표의 움직임은
저음에 나타나 반주로 끼어들고 가장 화려한 제12변주로 이어져,
고집저음으로부터 해방된 페달이 윗성부를 모방하여 바쁘게 움직인다.
제2부분 제13∼제15변주
제13∼15변주는 페달 없이 연주되면서 점차적으로 음악이 단순해지며,
마치 재도약을 위해 잠시 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제13변주에서는 주제가 다소 장식되어 중성에 나타나고,
제14와 제15변주는 부드러운 분산화음으로 연주되며
분산화음의 가장 낮은음이 주제의 선율을 만들고 있다.
제3부분 제16∼제20변주
다시 고집저음이 페달로 연주되면서 절정을 향해 몰아간다.
제16변주에서는 고조를 재촉하는 듯 마지막 8분음표의 화음이 강하게 연주된다.
제17변주는 빠른 16분음표의 셋잇단음표로 격렬하게 연주되고,
이 음형은 정열적인 마지막 변주를 위해 규칙적인 16분음표로 늦추어지며
제18, 제19, 제20변주에서 마침내 클라이맥스에 이른다.
이러한 변주곡의 그룹은 크게 보아 '황금율' 이 큰 규모로 형성된 대칭형으로 볼수 있다.
주제는 모두 21번 나타나며, 가장 큰 제1부분에서는 13번, 제2, 제3부분에서는
각각 3번과 5번 나온다. 길이에 있어 제2부분과 제3부분의 비율은 제3부분과
제2+제3부분의 비율과 같다 - 즉 3:5 ≒ 5:8. 또한 제2+제3부분과 제1부분과의 비율은
제1부분과 전체와의 비율과 같다 - 8:13 ≒ 13:21.
고집저음은 계속 반복되기는 하지만 항상 같은 형태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선율변주와 같이 변화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푸가는 4성으로,
파사칼리아의 8마디의 고집저음 중에서 첫 4마디를 주제로 하고있다.
여기에서는 주제가 나오면서 바로 대주제가 등장하고,
응답이 시작되는 마디에서는 16분음표로 빠르게 움직이는 또 하나의 주제가 나와서
2중 푸가를 이룬다.
전곡에 걸쳐 오르간의 기교을 극도로 발휘하였고
이와 함께 대위법적인 다채로운 기교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 곡의 구성감은 음악이 도달할 수 있었던 하나의 극한의 세계라 해도 좋을 것이다.
바흐가 파사칼리아를 단 한 작품만 쓴 데 대해서는
당시 파사칼리아가 낡은 형식이 되어가고 있었다는 데서 그 이유를 찾기도 하지만,
바흐가 이 작품에서 파사칼리아의 모든 가능성을 흡수했기 때문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이 작품을 대할 때는
마치 견고한 토대 위에 거대하고 장려한 건축물이 구성되는 것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며,
바흐의 심오한 연구의 결과와 '음악적 건축가' 로서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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