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 향기

50세! 당신 인생의 오후가 시작된다<펌>

◈ 라헬 ◈ 2005. 5. 26. 10:33

50세! 당신 인생의 오후가 시작된다”

이시형 박사의 남성 건강학
퇴직 공포에 떨 것인가, 새로운 인생 준비에 설렐 것인가?

 


 “60회 생일, 오늘부터 내 인생의 오후가 시작된다.”안 린드버그의 에세이 <바다의 선물>은 이렇게 시작된다. 50회 생일을 맞아 혼자 바닷가에서 1주일을 보내며 쓴 글이다.
서양 횡단을 한 린드버그의 그늘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안은 남편보다 훨씬 저명한 인사다. 무엇보다 그는 미국 최초의 여류 비행사다. 여기에 유명한 사회학자요, 시인·수필가·저술가로도 이름을 날렸다. 그리고 엄마로서 다섯 아이를 훌륭히 키워냈다.

그런 안이 50회 생일날 아침, 훌훌 떨치고 혼자 바다로 떠난 것이다. 바다를 거닐며 지난날을 돌아보고 앞날을 생각했겠지. 깊은 상념에 젖어 눈부신 정오의 태양을 바라만?“내 인생의 오후가 시작된다”고 한 그의 감성이 놀랍기만 하다. 그리고 그 도량이랄까 배포가 더 놀랍다. 그럴 수 있었기에 하나도 힘든 그 많은 일을 훌륭히 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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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오후는 언제 시작되는가? 50여년 전에 평범한 가정주부가 읊조린 이 말, 오늘을 사는 한국의 남자들에게 묻고 싶다. 얼마 전 보도에 한국 직장인은 50 안팎에 퇴직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50에? 더욱 끔찍한 이야기는 체감정년이 36세라는 보도다. 이럴 수가? 아직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았는데 벌써 물러날, 아니 쫓겨날 걱정을 해야 하다니….

그래서일까? 정신과에는 퇴직 공포에 떠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찾아온다. 한참 일할 나이에 자리 걱정을 해야 한다. 구조조정이니 어쩌니 하는 풍문이 돌면 아랫사람 눈치 보기에 바쁘다. 명퇴니 용퇴니 하면서 모두 내 결단을 기다린다. 인사과에서 전화라도 오면 가슴이 철렁한다. 상사가 불러도 하늘이 캄캄하다. 이 눈치 저 눈치 보느라 치사하고 더러워 못해 먹겠다는 것이다. 죄 없는 술만 퍼 마신다.

겨우 파동이 지나 잠잠해졌지만, 언제 또 인사태풍이 불지 도대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좌불안석이다. 동료끼리도 말을 아껴야 하니 누구를 잡고 하소연할 수도 없다. 불안증·우울증에 안 걸리는 것이 이상하다. 지레 사표를 내는 사람도 있다. 아무 대책도 없이.

이게 더 심하면 피해의식으로 발전한다. 요즈음 직장 분위기가 아무래도 이상하다. 모두 짜고 나를 왕따시켜 몰아내려고 음모가 진행 중이다. 집에 도청장치를 해 놓고 누군가 나를 미행 감시한다. 파출소에 뛰어들어가 보호 요청을 한 사람도 있었다.

이 모두 조기 퇴직, 조기 정년 공포증에서 비롯된다. 평균수명은 길어지는데 직업수명은 거꾸로 짧아지는 한국사회, 오늘을 사는 우리의 비극이다. 평균수명이 80에 육박하고 주위에는 젊은 노인들로 넘쳐난다. 아직도 힘이 넘친다. 75세 현역 사회가 우리에게도 오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75세까지 현역으로 뛰어야 한다는 것이 관례다. 세계 최장수국 일본에서는 현역 80세가 주류다. 우리도 멀지 않다.

문제는 우리에게는 ‘젊은 노인’이 뛸 그라운드가 없다는 점이다. 50 정년이면 이제 겨우 시합의 전반전이 끝난 셈이다. 후반전을 뛰어야 하는데, 오라는 팀이 없다. 이것이 우리의 딱한 현실이다.

이제부터 인생은 2회전이다. 우리 아버지 세대처럼 1회전만 치르고 환갑이나 해 먹고 손자나 안아 보고 죽을 수 있다면 복 많은 노인이던 시대는 이미 아니다. 50이면 전반전, 인생의 오전이 끝난 것이다. 오전은 잠깐이다. 20대까지의 철부지, 방황, 30대는 자리 잡기에 정신이 없고, 그러다 어물쩍하면 점심시간이다. 커피 한 잔 느긋하게 할 여유도 없었다. 정말이지 ‘앗!’ 하는 사이 지나버리는 것이 오전이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하루의 오후가 길고 다양하듯 인생의 오후도 사람마다 다르다. 그리고 거기가 인생의 승부처다. 오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결정된다. 그냥 그렇게 변두리를 서성이며 어물쩍 지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살기에는 삶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더구나 지금부터는 가장으로서의 짐도 더 무거워진다. 아이들 대학, 혼사, 그리고 부부의 노후까지. 자신 있습니까? 준비가 잘되었습니까?

자신 있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해답은 딱 한 가지다. 인생의 오후를, 후반전을 뛸 준비를 착실히 해 둬야 한다. 길게 생각할 것도 없다. 너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그 대비에 소홀한 것이 우리네 소시민의 쫓기는 삶이다. 당장 눈앞의 불을 끄기에도 급한데, 언제 그런 생각까지? 거기에 한국인의 낙천성…. ‘어떻게 되겠지’ ‘산 입에 거미줄 치랴’ ‘그때는 그때고’ ‘설마…’. 참으로 가당찮은 낙천성이다.

한마디로 이것은 안 된다. 물론 100세 시대를 살아야 하는 제1세여서 전혀 새로운 인생 주기에 대한 준비를 잘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오래 사는 사람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실감이 안 난다. 오래 살고 싶으면서 설마 내가 그때까지? 참으로 아이로니컬한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명심하라. 그날은 온다. 황혼 아니라 해 저문 밤거리를 거닐 준비까지 해야 한다. 누구도 내 인생을 책임져 줄 사람은 없다. 자식? 사회? 정부? 정신 차려! 이 사람아! 사치스러운 생각일랑 거두게나.

군소리 말고 오늘부터 후반전을 뛸 준비다. 전반전이 시원찮은 사람일수록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 그래야 후반전에 만회할 것 아닌가? 준비된 자에게는 두려움이란 없다. 왜 눈치를 봐? 떠날 준비가 된 자에게는 걱정이랄 것이 없다. 눈치 볼 것 없이 소신껏 일할 수 있다. 그런 자신감으로 일해 보라. 쫓겨날 일도 없다.

기억하라. 그 혹독한 구조조정에도 승진하거나 정상으로 달리는 동료가 있다는 사실을. 언젠가는 떠나야겠지. 하지만 있는 날까지?눈치 보지 말고 당당히 소신껏 일하자는 것이다. ‘올 테면 오라. 있어도 좋고, 떠나도 좋다.’ 이것이 후반전을 준비해 둔 사람의 자신감이요, 배포다.

퇴직 공포에 떨 것인가, 새로운 인생에 흥분할 것인가? 이는 전적으로 당신의 선택이다. 시간은 많다. 초조해 할 것도 없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고, 내가 하던 연장선상에서 유사 업종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회사 일도 바쁜데 ,언제 그런 준비를? 가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는 참 황당하다. 물론 회사 일을 게을리 하라는 말은 아니다. 무슨 공부든 새로운 것이면 회사 일에도 그리고 나에게도 도움이 된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하루는 충실할 것이다.

이제 점심시간이다. 여유 있게 점심을 먹고 산책을 즐기는 거다. 설령 오늘이 회사의 끝날이라도 그것이 당신 인생의 끝은 아닐 터다. 마치 끝장이나 난 것처럼 당황하지는 말자. 이제 겨우 전반전이 끝난 것일 뿐이다.
당신의 화려한 후반전의 분전을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