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헬 ◈ 2005. 5. 25. 03:49
'사랑의 삶' 깨닫게 해 주소서


    A Prayer

    When I am dying, let me know That I loved the blowing snow Although it stung like whips; That I loved all lovely things And I tried to take their stings With gay unembittered lips; That I loved with all my strength, To my soul's full depth and length, Careless if my heart must break, That I sang as children sing Fitting tunes to everything, Loving life for its own sake. - Sara Teasdale (1884~1933)

    기도

    나 죽어 갈 때 말해 주소서. 채찍처럼 살 속을 파고들어도 나 휘날리는 눈 사랑했노라고. 모든 아름다운 걸 사랑했노라고. 그 아픔을 기쁘고 착한 미소로 받아들이려 애썼다고. 심장이 찢어진다 해도 내 영혼 닿는 데까지 깊숙이 혼신을 다 바쳐 사랑했노라고. 삶을 삶 자체로 사랑하며 모든 것에 곡조를 붙여 아이들처럼 노래했노라고. - 새라 티즈데일
    
    

    진정한 '사랑의 삶' 깨닫게 해 주소서

    시인은 기도합니다. 지상에서의 삶을 마감하고 죽을 때 혼신을 다 바쳐 
    사랑하고 떠난다고 말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이 세상에서의 삶을 삶 
    그 자체로 사랑하며 기쁘게 살다 간다고 깨닫게 해 달라고. 
    나도 시인처럼 '심장이 찢어지는' 아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랑하고 
    싶다고 말할 수 있을까 새삼 생각해 봅니다. 때로 온 마음 다해 사랑한다는 
    것은 아주 겁니는 일입니다. 휘날리는 눈을 맞으면 차가울까봐 사랑하지 
    못하고, 아름다운 장미는 가시에 찔릴까봐 사랑하지 못합니다. 
    버림받을까봐 사랑하지 못하고, 상처받을까봐 다 가지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어영부영 살아가다가 정작 떠나야 할 날이 올 때 사랑 한 번 
    제대로 못하고 떠난다는 회한으로 가득차 너무 마음이 아프면 어떡하지요?
    - 장영희님(서강대 교수.영문학)의 英美詩 산책 중에서